도서명 : [물과 물결 그리고 하느님 2](류해욱 신부 저)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이 시대의 상황에서도 사랑과 믿음뿐만 아니라 특히 희망을 외치고 싶었습니다.
희망의 예언자, 예레미야는 이 시대를 대변합니다. 예레미야가 남긴 예언의 핵심에는 언제나 희망이 담겨 있습니다. 유배의 상황만 보면, 그런 엄청난 비극에서도 결국 다시 돌아오게 된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많은 유대인이 바빌로니아로 끌려가는 수난을 당하면서도 다시 새로운 희망을 지니도록 해주었습니다.
모든 것이 절망스러울 때, 그는 다시 새로운 희망을 외쳤습니다. 저도 현실의 이 상황에서 예언자 예레미야처럼, 희망을 외치고 싶습니다. 우리는 결국 코로나 19 상황을 이겨낼 것입니다.‘’
라고 우리에게 오롯이 ‘희망’이라는 큰 화두를 던지고 있습니다!
이 책 제목의 ‘물과 물결 그리고 하느님 2’는 사제 서품 30년을 맞아 낸 ‘물과 물결 그리고 하느님’의 2편으로 낸 책입니다. ‘물과 물결 그리고 하느님’이라는 책에 담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면서, 하느님과의 관계를 다시 회복하게 만드는 주옥같은 글들이 이 책에 듬뿍 실려 있습니다.
류 신부님은 한마디 불평도 하지 않으시고, 묵묵히 치료를 받고 휘적휘적 걸으며 계속 앞으로 나가셨지요. 그리고 손과 목소리가 조금씩 회복되자마자, 다시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기 시작하셨지요. 사람이 사람을 피해야 하는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더 많은 사람을 찾아 이곳저곳을 바쁘게 다니시는 류 신부님의 모습을 보면서, 양 떼를 찾아 나서는 목자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류 신부님은 이제 ‘상처 입은 치유자’이신 예수님을 닮은 진정한 치유자요, 은총의 전달자가 된 것입니다. 류 신부님의 다양한 장르의 속 깊은 글을 다 읽고 나니, 마치 긴 피정을 통해 마음의 깊은 울림으로 하느님 은총의 바다를 헤엄쳐 온 것 같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 서문
저는 이 책을 서로 다른 주제의 8개 장으로 나누었습니다. 제가 첫 장으로 ‘시를 담은 강론’으로 정한 것은 제 강론에 시를 많이 쓰는 편인데, 그것을 그대로 따랐습니다. 제2장은 ‘이야기’인데, 주로 도움이 되는 옛날이야기를 포함한 여러 이야기를 담은 강론입니다. 어린이 미사에 썼던 글은 그냥 어린이에게 하는 말투를 그대로 사용했지요.
제3, 4, 5장은 ‘사랑, 믿음, 희망’의 신망애 삼덕은, 제가 신부로서 사는 삶의 여러 가지 이야기입니다. 코로나 19 사태가 2년 넘게 계속되면서 우리가 모두 너무나 힘들고 절망적이기까지 합니다. 지금은 희망이 절실한 때입니다. 저도 이 코로나 시대의 상황에서도 사랑과 믿음뿐만 아니라, 특히 희망을 외치고 싶었습니다. 희망의 예언자, 예레미야는 이 시대를 대변합니다. 예레미야가 남긴 예언의 핵심에는 언제나 희망이 담겨 있습니다.
유배의 상황만 보면, 그런 엄청난 비극에서도 결국 다시 돌아오게 된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많은 유대인이 바빌로니아로 끌려가는 수난을 당하면서도 다시 새로운 희망을 지니도록 해주었습니다. 지난 3세기 동안 그 지역을 장악해오던 강대국 아시리아 제국이 갑자기 몰락하고, 수도 니느베가 BC 612년에 바빌로니아인들과 메디아인들에게 함락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절망스러울 때, 그는 다시 새로운 희망을 외쳤습니다. 저도 현실의 이 상황에서 예언자 예레미야처럼, 다시 희망을 외치고 싶습니다. 우리는 결국 코로나 19 상황을 이겨낼 것입니다. 올해는 모두가 기다리는 대통령 선거가 있습니다.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우리는 앞으로 나갈 것입니다. 결국, 코로나 19는 극복될 것이고, 모든 것이 잘 될 것입니다.
제6장은 ‘영화’를 보고 감상을 적은 글입니다. 제가 영화를 좋아하여 영화에 대한 글을 썼습니다. 이번에 ‘영화’라는 장으로 이전 책에서 담지 못했던 영화에 관한 글을 넣었습니다. 제7장은 ‘하느님의 사람들’이고요. ‘하느님의 사람들’은 이전의 책에서 빠졌던 성인들을 보충하였습니다. 마지막 장은 ‘강의’라는 제목으로 평소 여러분에게 들려드리고 싶은 내용입니다.
‘강의’는 제가 강의할 때, 주로 사용하던 글입니다. ‘너 어디 있느냐?’는 전체적 영성이라는 글인데, 현대 영성을 대변하는 글입니다. ‘용서와 화해는 가능한가?’라는 글은 제가 평소 말하고 싶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정말 용서와 화해가 꼭 필요할 뿐만 아니라 실제로 가능하다는 사실입니다.
‘깊은 물과 그물’은 사제로서의 정체성을 찾는 글입니다. 제가 끊임없이 묻는 물음이 사제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라는 물음입니다. 사제라는 말의 어원이 바로 ‘하느님과 사람 사이에 다리를 놓는 자’라는 뜻입니다. 사제는 하느님과 사람의 중간자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 사이에서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오’ 할 것은 ‘아니오’라고 답해야 합니다.
2. 추천의 글 - 상처 입은 치유자
‘상처 입은 치유자’라는 말에는 자신의 깊은 상처를 통해 스스로 통합하면서 치유력을 지니게 된 ‘진정한 치유자’라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런 ‘상처 입은 치유자’의 원형(原型)은 바로 ‘예수님’이라고 믿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류해욱 신부님의 「물과 물결 그리고 하느님 2」 원고를 읽으면서, 류 신부님 역시 자신의 아픈 상처를 통해서 스스로 통합하면서 ‘상처 입은 치유자’가 된 사제요, 치유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류 신부님은 사람들, 특히 마음과 몸이 아픈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으셨습니다. 자신의 건강을 돌볼 겨를이 없을 만큼 수많은 사람을 사랑의 마음으로 만나고, 그들의 아픈 상처를 쓰다듬고 함께 울면서 예수님의 은총을 나누어주는 진정한 사제요 이야기꾼이지요. 우리가 그냥 무심히 지나치는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도, 별 의미 없이 보아 넘기는 영화 한 편도 류 신부님의 눈과 마음을 거치면, 어느새 하느님의 은총을 전달하는 소중한 도구가 됩니다.
그런 강론과 이야기들은 깊은 감동으로 마음에 다가와 큰 울림을 줍니다. 그리고 종국에는 가시처럼 나를 찔러, 자신의 깊은 내면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게 만들지요. 이 책 제목의 「물과 물결 그리고 하느님 2」는 사제 서품 30년을 맞아 낸 「물과 물결 그리고 하느님」의 2편으로 낸 책입니다. 「물과 물결 그리고 하느님」이라는 책에 담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면서, 하느님과의 관계를 다시 회복하게 만드는 주옥같은 글들이 이 책에 듬뿍 실려 있습니다.
류해욱 신부님은 예수회 안에서 탁구와 테니스의 귀재였고, 사진, 예술 그리고 문학에 대해서도 깊은 소양을 지닌 팔방미인이셨습니다. 그처럼 다방면의 재능을 발휘하면서 왕성하게 활동하던 류 신부님이 뇌졸중으로 갑자기 쓰러져서, 오른쪽 손이 마비되었습니다. 전 세계를 내 집처럼 누비며 특별히 성모님의 은총이 고여 있는 성모 성지를 사람들과 함께 순례하면서, 은총을 조금이라도 더 나누어주기 위해 쉴 틈 없이 동분서주하시던 분이 과연 얼마나 답답했을까? 가히 짐작이 갑니다. - (중략) -
그러한 상황에서 류 신부님은, “제가 뇌졸중을 앓고 난 이후에, 삶을 더 긍정적으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라고 이 책을 통해서 고백하고 있습니다. 류 신부님은 이제 ‘상처 입은 치유자’이신 예수님을 닮은 진정한 치유자요, 은총의 전달자가 된 것입니다. 류 신부님의 다양한 장르의 속 깊은 글을 다 읽고 나니, 마치 긴 피정을 통해 마음의 깊은 울림으로 하느님 은총의 바다를 헤엄쳐 온 것 같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참으로 류 신부님의 진솔하고 맑은 마음에서 뿜어져 나오는 향기는 진하고, 하느님과의 교감이 깊이 느껴지는 묵상 글과 강론은 내 마음을 움직여, 나 자신과 하느님과의 인격적인 관계를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지요. 성서 구절 하나, 한 편의 영화 이야기, 다양한 예수님의 비유 말씀들은, 나에게 자신을 성찰하고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묘한 마력을 지니고 내 마음 깊은 곳을 울렸습니다.
류 신부님은 ‘실’이란 글에서, “저에게 실로 띠를 만들어 준 어머니만, 단순히 모자(母子)라는 인연으로 연결된 것이 아닙니다. 만난 적이 없지만, 이 글을 읽는 사람은 누구나 저와 같은 주제를 놓고 서로 묵상을 하는 것이니, 그것이 바로 만남입니다. 사랑이며 인연입니다.”라고 말합니다. 많은 분이 이 책을 읽고, 영적 양식을 얻으며, 아픈 마음이 치유되어 생명력을 되찾고, 우리 주위에서 만나는 이웃과의 사랑을 통해 ‘우리 주, 예수님’을 더 깊이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바로 류 신부님의 말씀대로 만남이고, 사랑이며, 인연이 아니겠습니까? 이 책을 읽는 많은 분이, 이 책의 ‘하느님의 사람’에 나오는 평생을 흑인 노예들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았던 예수회 성인 베드로 클라베르의 “우리는 그들에게 입으로 말하기 전에 손으로 말해야 합니다.”라고 부탁한 것처럼, 이웃의 손을 진정한 사랑으로 따뜻하게 잡아줄 수 있는 은총을 길러낼 수 있으리라 저는 믿고 확신합니다. 이처럼 멋진 은총의 잔치에, 여러분 모두를 기쁜 마음으로 초대합니다.
3. 목차
추천의 글 — 04
서 문 — 08
1. 시를 담은 강론
천 갈래의 바람으로 — 20
하류를 향해 — 22
죽음의 전주곡과 어메이징 그레이스 — 26
패륜에 대한 단죄 — 33
아르스의 성자, 사제의 해를 마치며 — 37
흐르는 강물처럼 — 41
인빅투스, 굴하지 않는 영혼 — 45
‘울지마, 톤즈’를 보고 — 51
어머니 서둘러 문을 여십시오! — 56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 임마누엘 — 59
우리도 셋, 당신도 셋, 자비를 베푸소서 — 64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 69
부활이 무엇입니까? — 72
해지는 언덕에서 — 75
위로, 눈먼 이, 선암사 — 79
2. 이야기
착한 개구리 이야기 — 88
고동영 — 95
생명나무 — 98
작은 악마와 농부의 빵조각 — 102
행복 선언과 피리 부는 사나이 — 113
비익조 — 119
랍비의 선물 — 127
3. 사랑
사랑의 끈 — 132
열정과 연민 — 135
달래지지 않는 슬픔 — 138
예수님 탄생, 그 진정한 의미 — 140
실, 만남의 고리 — 146
예수님과 마조 도일 — 150
부르심에 대한 응답, 순명 — 153
차라리 눈 먼 사람이라면 — 157
용서는 잊는 것이 아닙니다 — 162
4. 믿음
라자로, 부활의 예표 — 166
순교의 의미 — 172
열 처녀의 비유 — 175
예수님과 성령 — 179
겨자씨의 비유 — 184
기적의 메달 — 187
미래를 향해 — 190
묵주기도 — 192
하느님의 말씀 — 196
자녀들의 빵과 강아지 — 199
사람의 아들이 오시는 날 — 204
믿음을 청하는 기도 — 207
양심, 당신의 법 — 209
세상의 소금 — 213
다른 사람이 되어 나가라 — 216
죄의 특징 — 220
다시 보아라 — 224
갈릴래아, 빛의 마을 — 228
탈렌트의 비유 — 232
우리 삶의 광야 — 236
낙타와 바늘귀 — 239
5. 희망
희망의 천사, 닉 부이치치 — 244
희망의 예언자 예레미야 — 249
새를 들로 날려 보내라 — 254
부활 성야, 그리고 세례 — 258
지푸라기의 행운 — 263
열린 마음 — 268
사마리아 여인과 주님의 목마름 — 271
우리가 바로 영혼 — 276
엠마오로 가는 길 — 280
아름다운 밤, 성모의 밤 — 284
기다림, 문설주에 기대어 — 288
놀라운 어머니 — 293
예수님의 거룩한 마음 — 297
길 — 300
주님 봉헌 축일 — 304
6. 영화
늑대와 함께 춤을 — 310
피아노와 피하 해변 — 315
쇼생크 탈출과 희망 — 318
영화 ‘벤허’ — 323
영화 ‘닥터 지바고’ — 329
영화 ‘체인질링’ — 335
두 교황 — 341
러빙 빈센트, 화가 빈센트의 죽음 1년 후 — 347
‘세 번째 살인’이라는 영화 — 350
7. 하느님의 사람들
성 보나벤투라! — 354
요한 크리소스토모 — 356
성 베네딕토 아빠스 — 359
토마스의 고백 — 364
유다, 그는 왜 예수님을 배반했는가? — 367
집어라, 그리고 읽어라! — 371
부드러운 미풍이 스칠 때 — 377
성녀 루치아 — 380
필리포스 — 384
흑인의 사도, 성 베드르 클라베르 — 386
8. 강의
너 어디 있느냐? — 392
용서와 화해는 가능한가? — 403
어머니 마리아와 성령, 그 사랑의 일치 — 410
샤르댕의 영성, 오메가 포인트 — 416
독수리처럼 다시 날아오를 수 있어야 — 421
사울과 다윗 — 429
깊은 물과 그물 — 439
야훼와의 동행 — 444
시편 90, 모세의 노래 — 452
‘예’ 할 것은 ‘예’ 하시오 — 458
3. 본문 중에서
천 개의 갈래로 부는 바람
제 무덤가에 서서 울지 마십시오.
저는 거기 있지 않습니다.
저는 잠들은 것이 아니니까요.
저는 천 개의 갈래로 부는 바람입니다.
저는 흰눈 위에 반짝이는 다이아몬드입니다.
저는 여무는 곡식 위에 비치는 햇살입니다.
저는 은근히 내리는 가을비입니다.
그대가 아침의 적막함 가운데 깨어날 때
저는 하늘을 고요히 선회하다가
갑작스러운 비상을 감행하는 새입니다.
저는 밤하늘에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별빛입니다.
제 무덤가에 서서 울지 마십시오.
저는 거기 없습니다. 저는 죽은 것이 아니니까요.
이 시는 이승을 작별한 이가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남긴 시입니다. -(중략)-
봄비가 내리는 이 시간, 저는 어머니가 봄비로 저에게 오심을 느낍니다.
(p.21~22 중에서)
“사랑은 완전하게 묶어주는 끈입니다.”
제가 ‘사랑의 끈’이라는 글을 쓴 기억이 있습니다마는 ‘끈’이나 ‘실’은 이어주거나 연결하여 주는 역할을 하기에 단순한 물질이나 기능을 넘어서는 사색의 재료가 되나 봅니다. 이번 성탄에 미국에 사는 어느 은인에게 감사의 표시로 작은 선물을 하나 보냈지요.
실을 천연 염색한 것이었습니다. 실이라기보다 종이 끈이라고 해야 맞을 터인데, 받는 분은 그것을 실로 생각했나 봅니다. 그분이 다른 친구분의 나눔이라고 하면서 아주 좋은 묵상 나눔을 보내오셨습니다.
실이란 어디선가 시작하면 끝없이 갈 수도 있고
서로 떨어져 있는 것들을 이어주고
많은 것들을 모아서 묶어주기도 하지요.
한 줄일 때는 쉽게 풀어질 수도 있지만
여러 줄을 합치면 힘 있는 밧줄도 되고
마구 엉켰을 때는 답답하기도 하지만
차근차근 풀다 보면, 저절로 풀리기도 합니다.
실은 물건들만 묶어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도 이어주지요
사람과 사람의 실을 인연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사람들은 많은 인연의 실로 묶어져 있어요.
그 인연은 쉽게 끊어질 때도 있지만
어떤 인연은 다시 풀 수 없는 단단한 매듭이 되기도 하지요.
저는 수많은 인연의 실들이 저한테 닿기까지
지나온 시간들을 생각해 볼 때가 있습니다.
그 인연의 실타래는 어디서 시작됐을까요?
그리고 내 실타래는 어디까지 풀어져 갈까요?
제 어머니는 저녁이 되면 늘 손에서 실을 놓지 않으셨지요. 겨울이면 목도리나 장갑, 스웨터 등을 떠 주셨지요. 식구가 많으니, 손에서 실을 놓을 틈이 없으셨지요. 제가 서품받을 때는 저에게만 아니라 함께 서품받는 다른 동료 두 신부에게도 각종 색의 띠를 떠 주셨지요.
(pp.146~147 중에서)
그는 말합니다. “일시적인 것에 행복의 가치를 둔다면, 그 행복 역시 일시적인 것이 됩니다. 사람의 외모는 변하게 마련이고 돈은 있다가도 없을 수 있어요. 자신의 겉모습이나 통장 잔고가 아닌 내면에 가치를 두세요. 그 가치를 지켜나가는 건 자신의 몫입니다.”
인생의 참가치를 발견한 닉 부이치치. 그가 쓴 책의 제목의 하나가 ‘허그’입니다. 허그는 껴안는다는 말이지요. 그는 인생을 껴안았고, 많은 사람을 껴안습니다. 그를 본 사람들은 그에게 다가가서 그를 껴안습니다. 동영상에서 그를 껴안으며 눈물을 흘리는 여학생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 장애를 가지고 어떻게 그리 긍정적일 수 있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그는 답합니다.
“바로 저의 가치를 알고 제가 바라봐야 하는 곳을 알기 때문입니다. 지금 폭풍의 한가운데 있다고 해서 그 안에 함께 있는 다른 사람을 돕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는 자기 존재의 진정한 가치를 아는 사람입니다. 그는 존재 자체가 장애를 지닌 다른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고 믿고 그 하나만으로도 자기가 열정으로 살아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말합니다.
“삶이 고통스럽다고 자신의 가치를 잃어버리지 마세요. 살아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그와 비슷한 고통을 겪는 사람들에게 저보다 더 큰 위로를 줄 수 있습니다.”
이 코로나 시기에 닉 부이치치는 저에게 희망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팔다리가 없는, 겨우 1m가 조금 넘는 그의 모습이, 아니, 환하게 웃는 그의 미소가 얼마 동안 제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저에게도 희망의 위대한 천사로 날아오를 것입니다.
(p.248 중에서)
“옹기장이의 그릇이 불가마에서 단련되듯이 사람은 대화에서 수련된다. 나무의 열매가 재배 과정에서 드러내듯이 사람의 말은 마음속 생각을 드러낸다.”
저는 성서의 이 말씀들을 묵상하면서 자연과 인디언들 속에 동화되어 살아가는 한 백인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린 영화, ‘늑대와 함께 춤을’ 떠올렸습니다. 케빈 코스트너가 이 영화를 기획했지만, 제작자들의 호응이 없어 자신이 직접 프로덕션을 설립하여 제작했습니다.
케빈 코스트너는 이 감독 데뷔 작품으로 상업적인 성공과 함께, 아카데미 7개 부문(작품, 각색, 감독, 편집, 촬영, 음악, 음향)을 석권했습니다. 골든 글로브 3개 부문과 베를린 영화제 곰상을 수상하면서 로버트 레드포드, 워렌 비티, 리처드 어텐브로에 이어 배우 출신으로 4번째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자가 되었습니다.
영화의 배경은 남북전쟁이 벌어지고 있던 1863년이지요. 부상한 후, 다리 절단의 위험에 처했던 북군 장교 존 던바는 차라리 죽음을 택하고자 전투를 벌이고 있는 군인들 사이를 말을 타고 질주합니다. 양팔을 벌리는 그의 모습은 마치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님처럼 처절하면서도 자유로운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전혀 의도와는 달리 이 사건으로 북군은 전투에서 승리하고 던바는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는 특권을 부여받게 됩니다. 존 던바가 원한 곳은 인디언 부족들 간의 전투가 계속되고 있는 다코타 평원이었습니다. 그는 상관에게 “그 국경이 머지않아 사라질 것이므로, 그 이전에 가서 살고 싶다.”라는 말을 던지고 떠납니다.
(pp.310~311 중에서)
그분은 우리의 논리로 다 알아들을 수 있는 하느님이 아닙니다. 그런 하느님은 니체의 말대로 죽었습니다. 프랑스의 유명한 철학자, 파스칼은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 안에 ‘감추어지신’ 하느님을 체험하였습니다. 그것은 그의 미래의 모든 삶을 새롭게 이끌어 간 빛의 순간이었다고 회고합니다. 그의 체험을 담은 양피지 한 조각이 사후에 그가 입었던 옷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이렇게 시작됩니다.
“철학자들과 학자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 확신. 확신.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우러나오는 기쁨과 평화. 예수 그리스도의 하느님, 예수 그리스도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이자 당신의 하느님.”
이렇게 파스칼은 철학적인 논증의 결론으로 얻은 하느님이 아니라, 욥처럼 인격적인 만남을 통해서 자신을 알리시는 살아 계신 하느님을 체험하였습니다. 이성이 필요 없다는 말이 아닙니다. 욥기는 단지, 이성만으로는 하느님의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 줍니다. 하느님은 살아 계신 분이십니다.
논리적인 증명을 통해 자신을 알리시지 않습니다. 하느님은 자비로운 인격적인 만남을 통해 자신을 알리시며 우리에게 인격적인 응답을 하도록 초대하십니다. 욥기는 세상에는 답이 존재하지 않는 문제들이 있고, 인간의 논리로 풀 수 없는 문제들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또한, 살아 계신 하느님, 함께 계시는 하느님, 예수회 신부 제럴드 휴즈의 책 제목처럼 ‘놀라우신 하느님’이심을 보여 줍니다.
(p.448 중에서)
4. 저자 소개
류해욱 신부
1955년 충북 제천 출생으로 예수회에 입회하여 1991년 7월 5일 사제 서품을 받았습니다. 서강대 교수, 교목실장, 미국 카네티캇, 아틀란타 한인 천주교회 주임 신부, 예수회 ‘말씀의 집’ 원장, 성 빈센트 병원 원목 사제 등을 역임했습니다.
현재는 영적 지도와 피정 지도를 하고, 특별히 영혼이 지친 이들을 위하여 섬김과 나눔의 삶을 꿈꾸고 있습니다.
「토나스 머튼의 시간」, 「모든 것 안에서 그분과 함께」, 「할아버지의 기도」, 「치유의 시간」 등을 번역하였으며, 시집 「그대 안에 사랑이 머물고」와 사진 묵상집 「자연: 산, 들, 호수 그리고 하늘」 등이 있으며 모두 31권의 책을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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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우수학술도서 선정!!!_솔과학 출판사 신간 [극동의 격몽과 서구 관용국가의 탄생 - 유교제국의 무제한적 관용사회의 서천](황태연 저) 안내입니다. (0) | 2022.0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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